부영은 제주 토지 '블랙홀'? 공격적 매입 이유는   글쓴이 : 제이디     날짜 : 11-10-29 10:57     조회 : 2013     부영은 제주 토지 '블랙홀'? 공격적 매입 이유는    올해만 아파트용지 511억 매입 이어 중문, 앵커호텔 등 눈독 '땅 장사' 시선에 제주도와 빅딜설도..."여태껏 되판적 있나?"           중문골프장과 중문관광단지 일대. ㈜부영이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단지 내 부영 소유의 토지도 있다.  중견건설업체 ㈜부영이 전국은 물론 제주에 있는 대규모 땅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이미 제주에서 엄청난 토지를 사들인 부영은 골프장을 낀 중문관광단지 매입 의사를 드러내는가 하면 최근에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제주) 앵커호텔에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제주도가 앵커호텔 새 사업자로 부영을 점찍었다는 얘기도 나돈다. 부영이 막대한 땅을 사들여놓고 묵혀둔 사례를 들어 앵커호텔 매입 자체를 썩 내키지 않게 여기는 이들도 있으나 내년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 맞춰 서둘러 앵커호텔을 지어야 하는 제주도로서는 원군(援軍) 처럼 보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부영은 올들어 8월까지 전국에서 자그마치 6000억원 어치의 개발사업 용지를 사들였다. 그 이전까지 치면 1조원에 이른다는 얘기도 있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않은 시기에 나홀로 땅을 사모으고 있어 업계가 의외로 받아들이면서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시장 침체를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풀이하는 시각이 있다. 부동산 매입은 이중근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영은 올해 제주에서도 500억원 이상의 택지(아파트 용지)를 매입했다. 지난6월 제주시 삼화지구에서 175억원, 서귀포시 혁신도시에서 336억원 어치를 각각 사들였다. 부영은 그 전에도 삼화지구의 택지를 분양받아 아파트를 건립중이다.  도내 아파트단지 개발에 있어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부영은 2006년 12월 한국관광공사가 채 매각하지 못한 중문단지 동부지구 시설용지 약 48만㎡를 1426억원에 매입했다. 이들 토지의 용도는 숙박시설(호텔), 운동오락시설, 휴양문화시설 등이다. 분할납부가 가능한 대금은 지난해 완납했다. 계열사인 ㈜부영CC는 이보다 앞서 2003년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관광지 개발사업을 시작했다. 3060억원을 들여 골프장과 호텔, 콘도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전체적인 공사 진척률은 36% 정도다. 그런가 하면 자회사인 ㈜남양개발은 서귀포시 서홍동 산 3 일대 142만3364㎡에 2015년까지 2110억원을 투입해 골프장, 수영장, 미술관, 숙박시설 등을 짓는 서귀포관광휴양리조트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땅은 원래는 다른 업체 소유였으나 리조트 개발을 위해 인수했다. 도시계획심의를 마치고 환경영향평가, 도의회 동의 등의 절차를 남겨뒀다. 부영의 '땅 사랑'은 올해 더욱 두드러졌다. 비록 불발에 그치긴 했지만 지난 8월 중문단지 민간매각을 위한 1차 공개경쟁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매각 물건과 금액은 중문골프장 1050억원, 잔여토지 및 시설 460억원 등 총 1510억원으로 추정된다. 한국관광공사가 제주도와 우선 협상을 벌일 때 제시한 금액이다. 금액이 만만치 않거니와, 제주도로부터 개발사업시행자 변경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는데도 입찰에 응한 점으로 볼 때 부동산 매입에 무척 공들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뒤집어보면 그만큼 중문골프장이 매력있는 투자대상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 하나의 관심은 부영이 앵커호텔 새 사업자로 나설지 여부. 호텔 부지를 사실상 소유한 ICC제주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부지를 새 사업자에게 팔기로 결정했다. 부영이 낙점됐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이다. 내부적으로 문제가 복잡하지만 앵커호텔 부지 5만3354㎡의 가격은 2007년 매매 당시 기준으로 192억원.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토지와, 짓다만 건물을 사들이고 완공까지 하려면 총 2000억~3000억원이 필요하다는 추정도 나온 바 있다. 일부에선 부영이 이처럼 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리는 의도를 '땅 장사'로 보기도 한다. 중문단지 시설용지를 사놓고 5년 가까이 손을 대지 않은게 억측(?)을 부채질했다. 이런 시선은 앵커호텔 매입 시도 목적이 따로 있지 않느냐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항간에는 제주도와 부영이 '빅딜'을 하기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정보가 떠돌았다. 중문단지 최고의 노른자위로 통하는 중문골프장의 사업계획 변경(용도 변경)과 앵커호텔 매입을 연계한다는 것이다. 도내 유일의 비회원제 정규골프장인 중문골프장은 제주도의 승인을 얻지 않는 한 다른 용도로의 개발이 불가능한 상태다. 사업계획 변경 이전에 더 중요한 절차가 있다. 누구든 중문단지 내 토지의 용도 변경(사업계획 변경)을 요청하려면 중문단지 사업시행자의 지위를 얻거나 사업시행자를 통해야 한다. 지금 사업시행자는 바로 한국관광공사이다. 이 때문에 관광공사는 중문단지 민간매각 공고를 내면서 '사업시행자 변경 승인'을 전제로 달았다. 국내 대기업인 H건설이 앵커호텔 사업 추진 의사를 적극 타진했으나 벽에 부닥쳤다는 소문도 빅딜설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관광단지 민간매각에 반대했던 제주도는 매각절차가 그대로 진행되자 사업시행자 변경 승인을 절대 내주지 않겠다고 못을 박은 바 있어 빅딜설이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부영 쪽은 잇단 토지매입이 땅장사 용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한 핵심 관계자는 "지금까지 제주에서 그 많은 땅을 사들이면서도 여태껏 되판 적은 한번도 없다. 오히려 묵혀두고 있거나, 내놔도 오래도록 팔리지 않는 땅을 사서 원래 용도에 맞게 개발하는 쪽이다.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문단지 시설용지는 작년에야 대금 납부가 끝났기 때문에 장기간 방치했다는 말도 이치에 맞지 않다. 나머지는 모두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앵커호텔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제주도 쪽의 러브콜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노림수'가 무엇이든 부영의 공격적인 토지 매입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업계 뿐 아니라 도민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