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만 커지는 송악산 일대 매입 계획   글쓴이 : jeind     날짜 : 23-05-24 18:09     조회 : 400     의혹만 커지는 송악산 일대 매입 계획 개발행위 허가 제한 지정 같은날 유원지 실효 고시 투자자 ‘제한 취소’ 소송 제주도가 송악산 일대 중국 투자자의 사유지를 매입하는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 투자자는 제주도가 시행한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지정’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하고, 국제투자분쟁센터(ISD) 등에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행정이 투자자에게 소송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개발행위허가 제한 시점 의문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일대 개발 사업이 차질을 빚은 것은 민선 7기 원희룡 제주도정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희룡 전 지사는 지난 2020년 10월 25일 송악선언을 발표하면서 “난개발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제주도는 원희룡 전 지사가 송악선언을 한 이후 송악산 일대 사업 시행예정자에 대한 행정절차를 중단했다. 이어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취임한 직후 제주도는 지난해 7월 27일 송악산 일대를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했다. 송악산 일대가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토지가 하락 및 재산권 행사 등에 불이익이 예상되는 만큼 3년 이내 제주도가 토지를 매입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하지만 송악산 일대 유원지 개발지역은 제주도가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았더라도 유원지 개발은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해당 지역에 대한 도시계획시설(유원지) 지정 실효가 예정됐기 때문이다. 관련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은 고시된 날로부터 20년이 지날 때까지 사업이 시행되지 않으면 고시일로부터 20년이 되는 다음날에 효력을 잃게 된다. 실제 제주도는 개발행위허가 제한 지역으로 지정한 지난해 7월 27일 ‘송악산 유원지 도시계획시설 결정 실효 고시’를 공고했다. 도는 도시계획시설 결정 실효 이유에 대해 “사업이 시행되지 않아 관련법에 따라 2022년 8월 2일자로 도시계획시설(유원지) 결정은 효력 잃음”이라고 밝혔다. 도시계획시설 결정이 실효되면서 중국 투자자는 개별법에 따라 토지 용도에 맞는 사업을 위한 절차를 진행해야 해 유원지 개발 사업과 같은 형태의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도시계획시설로 개발사업을 진행할 경우 특례가 적용되지만, 개벌법에 따라 추진하면 용적률과 건폐율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도시계획시설 결정 실효로 인한 사업 중단은 중단 사유가 투자자에게 있을 가능성이 커 사업자가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실익이 없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제주도가 소송 여건 조성 의혹 제주도가 도시계획시설(유원지) 결정 실효를 6일 앞두고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하면서 투자자가 소송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는 제주도와 송악산 일대 토지 매매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21일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지정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은 관련법에 따라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 변경 △토석의 채취 △토지 분할 등의 행위 등이 제한된다. 관련법 등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유원지) 개발사업을 할 수 있는 지역에서의 개발행위를 행정이 제한하면서 사업자가 소송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송악산 유원지 개발 사업자는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지정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한 지 한달여만인 지난해 12월 1일 ‘제주도가 매매대금 일부 등을 지급하면 투자자는 소송을 취하한다’는 내용으로 제주도와 합의했다. 도시계획 분야 전문가 A씨는 “도시계획시설 지정 실효일 다음날부터 개발행위허가를 제한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도시계획시설 지정 효력이 있는 기간에 개발행위를 제한한다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 조치로 보인다”며 “도시계획시설(유원지) 지정이 실효됐기 때문에 난개발이 우려돼 불가피하게 개발행위를 제한한다는 이유가 설득력이 있다”고 전했다. 제주도는 “투자자의 사유재산권 행사, 국제소송 제기 등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자는 송악산 주차장, 올레길, 송악산 진입로를 갖고 있어 사유재산권 행사 시 지역주민 및 관광객 통행 제한 등 불편과 경관 사유화가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윤주형 기자